예수님만 계시면..
난 학부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경영학에서도 마케팅 과목을 꽤나 흥미있어 했다. 물론 성적은 좋았지만 솔직히 과목에 대한 이해는 형편없었다...
교수님의 마케팅원론 첫번째 강의시간이 잊혀지지 않는다. 내용은 대략..이렇다.
"여러분 소비자는 필요와 욕구 즉 니즈와 원츠를 가지고 있습니다. 기업은 니즈를 충족시키는 걸 넘어서서 소비자의 원츠까지 발견하고 또 그 욕구를 끊임없이 자극해서 소비를 이끌어 내야 합니다. 니즈와 원츠를 구분해볼까요?
어떤 여행가가 사막을 횡단하다 무리에서 이탈하게되어 사막 한가운데 놓이게 됐습니다. 그는 지금 물 한방울도 보이지 않는 사막가운데 헤매다 이제는 목이 타 죽기 직전에 다다랐습니다. 그러던 중 어디선가 한 사람이 나타났습니다. 그 사람이 물어왔습니다. "제가 무얼 좀 도와줄까요?" "네 제게 물을 좀 주세요!" 이것은 소비자의 needs 입니다. 목마른 사람에게 수분은 반드시 필요하죠. 그게 니즈입니다. 그 소비자의 욕구는 반드시 채워주어야 합니다.
그럼 원츠는 무엇일까요?
근데 생각해보십시오. '제가 당신을 어떻게 도와드리면 될까요?' 라고 묻고 다시 여행가를 보아하니 당장에라도 탈수로 죽을 듯해 보였습니다. 그래서 물병을 건내주었습니다. 근데 그 여행가가 이렇게 대답하는거 아닙니까? "죄송해요 전 코카콜라 아니면 안마셔요"
어이가 없겠지만. 이걸 wants 라고 합니다. 바보같은 예가 될수도 있지만, 구매자는 반드시 필요를 위해서만 구매행동을 하지 않습니다. 소비자는 자신의 욕구를 채우기 위한 구매행동양식을 보입니다. 기업은 이걸 발견하고 충족시켜야 합니다. 그 일을 마케팅에서 합니다. 그들은 코카콜라를 원합니다"
바보 같은 예지만 내가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는지 딱 꼬집어낸다.
내 인생에 '예수님'만 계시면 된다고 고백하지만, 예수님 말고도 큰 집, 좋은 차, 좀 더 많은 재정적 여유, 높은 자리, 사회로부터의 존중, 관계안에서의 인정, 더 많은 지식 등등.. 목마름도 해결하지 못한 놈이 코카콜라만 쳐다보고 있다.
사막에 놓인 나 이철희가 갈증을 해소할 가능성은 제로다.
난 코카콜라만 미친듯이 요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물려 사막에서 코카콜라를 가진 누군가가 내게 그것을 건낸다 한들, 마지막 몸에 남은 한방울의 수분까지도 다 소진시키고 있던 내게 코카콜라를 줬다? 마셨다? 아마 난 쇼크로 그 순간 죽게 될게 뻔하다. 탈수를 겪는 사람이 물을 벌컥벌컥 마시면 안되는 이유에서 처럼. 코카콜라는 독약 중에서도 가장 독한약이 될거다.
다시는 내 목이 마르지 않는 생수를 주시겠다고 하니 믿음을 던져보자.
욕심 많은 돼지새끼라서 짬밥에 목숨걸고 달려들고 싶은 본성이겠지만, 영원히 목마르지 않을 주님의 생수를 마시고 나서는 짬밥도 끊을 수 있지 않을까? 예수님으로만 살아가야지.
내 기대와 바람은 늘 소망이라는 껍데기에 가려진 썩을놈의 독약일 뿐이다. 에라이.. 욕심 많은 돼지새끼. 정신차리자.
2015. 6. 30. 페이스북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