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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성지순례] 텔 단여행 : 이스라엘 성지순례 2017. 5. 7. 15:07
텔 단
기원전 5,000년 전부터 사람이 살기 시작한 단의 역사를 다 말하라고 한다면, 하루가 모자랄지도 모릅니다. 제가 이미 말씀드린 헤르몬 산에서 터져 나오는 세 개의 샘이 요단 강물의 근원들인데, 그 중에서도 가장 큰 샘이 바로 이곳 단에서 터져 나오는 샘이지요. 단에 있는 이 샘물의 양만 일 년에 23억 8천만리터이니, 엄청나지요? 고고학자들이 특별히 이 단에 열광하는 이유 중의 하나는 유명한 돌조각 때문입니다. 9세기 후반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돌 판은 다메섹의 왕 하자엘이라는 사람이 기록한 것인데, 이 비문에 쓰인 “다윗 왕가”라는 말이 성서 외에 ‘다윗 왕가’를 기록한 유일한 것이기 때문이지요. 학자들에게 성경의 역사가 사실이 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것이 “증거”입니다. 오직 성경에만 기록된 것을 “사실”로 받아들이기에는 학문적으로 “증거 불충분”이라는 딱지를 모면할 수 없답니다. 그런데 이곳 단을 발굴하면서 “다윗 왕가”라는 말이 새겨진 돌 판이 나왔으니, 이보다 더 멋진 증거가 어디에 있겠습니까?
그런데 이곳 단에는 이 돌 판만큼이나, 중요한 장소가 또 있답니다. 그곳은 여로보암 왕이 이곳에 세워 놓은 제단이에요. 솔로몬이 죽은 뒤에 이스라엘은 남쪽 땅의 유다 왕국과 북쪽 땅의 이스라엘 왕국으로 나라가 나뉩니다. 이렇게 나뉜 이유는 여럿 있지만, 그 중의 하나는 지나치게 유다 땅 중심으로 되어 있는 이스라엘의 절기들에 대한 경제적, 정치적 반발이 북쪽 왕국에서 거셌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초실절이 되면 모든 이스라엘의 남자들은 예루살렘에 가야 합니다(출 23:16). 지난 우기 동안에 경작한 밀과 보리들을 거두어들인 후, 하나님께 감사하는 절기가 초실절이잖아요. 그러니 당연히 갈 때에는 빈손으로 가질 않고 거두어들인 밀과 보리, 그리고 경작물들을 가지고 하나님께 나아가야 합니다. 그런데 이 초실절 절기는 남쪽 땅 유다의 입장에서는 정확하게 맞지만, 날씨가 더 서늘한 북쪽 땅에는 그 시기가 맞지 않는다는 겁니다. 남쪽 땅에서는 추수를 한다, 초실절을 지킨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기온이 더 낮은 북쪽 땅에서는 아직 추수를 위해서 얼마를 더 기다려야 하는 거지요. 더군다나, 북쪽 땅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남쪽 땅에 있는 예루살렘에 가기 위해서는 적어도 초실절 열흘 전에는 집에서 출발을 해야 하지요. 아마 단처럼 이스라엘 땅의 최고 북쪽에 사는 사람들은 더 일찍 출발해야 했을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출발을 한들 무엇합니까? 추수한 것이 없는데 말이지요. 그래서 북쪽 지역의 사람들은 추수한 경작물을 대신해서 돈을 가지고 예루살렘에 갑니다. 그러고서는 예루살렘에서 남쪽 땅 사람들이 이미 경작하고 추수한 곡물을 사다가 제사를 드리거나, 돈으로 대신 해서 성경에 나와 있는 율법적인 의무를 감당하게 되는 거지요. 그러니 북쪽의 사람들은 남쪽 사람들만 좋은 일을 시킨다고 불평을 하는 것이 당연하지 않겠습니까? 남쪽 사람들이 추수한 곡물을 북쪽 사람들이 제사를 목적으로 사들이는 격이니 말입니다. 그렇다고 남쪽 사람들이 나중에 북쪽에 가서, 북쪽 사람들의 경제적 손실을 보상해줄 무언가를 하였다는 것이 성경에는 기록되어 있지도 않습니다. 이렇게 북쪽의 돈이 조건 없이 남쪽으로 흘러들어가는 일들이, 율법적인 의무에 따라서 일 년에 세 번씩 똑같이 반복되는 겁니다. 여기서 끝나는 것이 또 아닙니다. 율법을 보수적으로 지킨다고 자부하는 사람들의 눈에는 자기가 수고하고 노력한 곡물을 가져오지 않고, 돈을 가지고 온 북쪽 사람들이 돈이면 다 된다고 생각하는 물질만능주의에 사로잡힌 사람들로 보였을 수도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북쪽 사람들이라고 자기가 정성껏 경작한 곡물을 추수해서 가져오고 싶은 마음이 왜 없었겠습니까?
북쪽 사람들을 멸시하는 남쪽 사람들의 편견의 눈총에 대한 반감과 일 년 열심히 일한 노력의 대가도 없이 계속 남쪽에 퍼주어야 한다는 피해의식들이 서로 얽혀서 북쪽 사람들과 남쪽 사람들의 감정의 골이 점점 깊어만 갔습니다. 그러고는 솔로몬이 죽은 뒤에, 드디어 그 감정이 폭발하게 된 거지요. 그래서 북쪽 왕국의 여로보암은 북쪽 땅에 “이스라엘”이라는 왕국을 세우고 제일 먼저 시행한 정책사업 중의 하나가 절기를 새롭게 정하는 것이었습니다(왕상 12:32-33). 즉 유다 땅 중심으로 제정한 절기를 이제 북쪽 왕국의 현실에 맞게 다시 고친 것이지요. 그래서 지금도 사마리아 사람들의 유월절은 일반적으로 지키는 유대력의 유월절보다 한 달 더 늦습니다.
사실 절기를 북쪽 왕국의 현실에 맞게 날짜를 새롭게 정한다는 것이 그리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날짜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날의 의미가 중요한 것이니 말입니다. 그러나 북쪽 왕국 사람들은 백성들이 절기 때에 예루살렘으로 가는 것을 막고, 종교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금송아지 상을 베델과 바로 이곳 단에 두는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르고 맙니다(왕상 12:26-31). 출 20:4에서 분명히 하나님은 “너희는 너희가 섬기려고 위로 하늘에 있는 것이나, 아래로 땅에 있는 것이나, 땅 아래 물속에 있는 어떤 것이든지, 그 모양을 본떠서 형상화 된 상(像)을 만들지 말라”고 하셨거든요. 십계명의 둘째 계명을 어기고 만 것입니다. 그리고 300년 전에 광야에서 지었던 선조들의 죄를 여로보암이 그대로 되풀이 했던 거지요. 결국 그 시작이 그리 썩 나쁘지 않았던 여로보암은, 왕국을 가르고 분열시킨 주범 중의 하나로, 그리고 이스라엘 사람들을 미혹하게 하여서 십계명을 저버리게 한 신앙의 패륜아로 남게 되었습니다.
아무리 사람들의 요구가 그러한들, 그리고 시대적인 상황과 조건이 변한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이고 새롭게 해석해야 하는 상황에 처한들, 근본적인 것은 지켜야 하지 않겠습니까? 십계명을 저버리고 역사에 악한 왕으로 낙인 찍혀야 했던 여로보암의 역사가 바로 이곳 단에 묻혀 있습니다.
근본은 지켜야 하지 않겠습니까?
[ 자료출처 - http://biblia.co.il (이익상목사) / 사진저작권 - Methodist (이철희) ]
[ "단에서 브엘쉐바까지.." 의 주인공, 단의 여로보암의 성소 터 ]
[ 잘못된 구조1. 물두멍이 번제단 뒤에 있어야 함에도, 앞에 있는 구조.. ]
[ 잘못된 구조2. 번제단이 8배나 크게 만들어져 있었다. 사진의 프레임은 원형의 모습을 재현해 놓은 것이다. ]
[ 잘못된 구조3. 번제단을 올라가는 길은 계단이 아닌 비탈길이어야 함에도 계단으로 만들어졌었다. ]
[ 이 곳은 지성소가 있었던 자리.. 흔적도 없다. ]
형식과 내용이 조화가 이루는 신앙이 우리에게 필요하다. 어쩌면 내가 드리는 예배의 일부가, 아니 전부가 북이스라엘이 드렸던 단에서의 제사와 같지 않을까?
처음의 나의 동기에는 열심도 있겠지만, 어디론가 내 던져버린 우리의 예배와 하나님 중심이 아닌 찬양은 우상숭배에 불가할지도 모른다.
때로 청소년 집회나 찬양집회를 가면 소름이 돋을 만큼 두려울때가 있다. 여기가 과연 예배드리고 있는 곳이 맞는가?
목사님들과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이젠 찬양집회가 기독교식 클럽문화가 되어버린 것 같다.."
지금 신학교에 입학하는 학생들의 80% 정도가 찬양사역자를 목표(?)로 들어온다고 한다. 하나님을 찬양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 땅에 찬양이 넘쳐난다면,.
하지만 무너진 단의 모습을 생각하노라면, 우리의 찬양도 경계해야 하지 않을까. 주님이 원하시고 주님이 받으시는 그런 예배가 되길 간절히 기도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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